추석이 지나고 첫 장이 열렸다. 당연히 난 추석 전에 '쩜상'을 보여줬던 '한올바이오파마'에 온 신경이 가 있었다. 왜? 미장에서 '이뮤노반트'의 주가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최고가 대비 20% 정도의 조정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 하락할 수도 있지만, 오늘 기준으로는 사건이 있는 당일 90%가 넘게 상승했으니 20% 정도의 조정이면 양호하지. 그렇다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아직 상승의 여력이 더 남아 있다는게 나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연휴가 길었기에 장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09시! 국장 개장!!!
시작은 정적VI 발동
시작부터 흥미 진진하다. 장이 열리고 얼마되지 않아 10%가 넘는 '개폭락'과 함께 주린이들에게 생소한 '정적VI'이 발동했다. 여기서 잠깐! 모르니까, 생소하니까 알아보고 가자.
주식 시장에서 VI란 뭐야?
Volatilty Interruption의 준말인 'VI' 그 뜻부터 알아보자. 발음부터 어려운 'Volatilty'는 '변동성'이란 뜻이다. 주가가 거래되는 과정 속에 그 가격이 위로 튀고, 아래로 튀면서 생기면 변화의 폭을 말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우린 이 변동성에 투자하는 건지도 모른다. 다음으로 'Interruption'은 딱 봐도 동사의 명사형이다. 어떤 동사, 'Interrupt'라는 동사. 운동 경기에서 많이 듣는 단어 'Intercept'와 비슷한 이건 알겠네. 바로 '방해하다', '중단시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공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인터셉트' 처럼 어떤 일을 중간에 끊김을 만들어버리는 것이 바로 '인터럽트'인 것이다. 그래서 '변동성'과 '중단'이라는 말이 붙어서 주가가 위, 아래로 움직일 때 중간에 인위적으로 끊김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 바로 주식 시장에서의 VI, 즉 '변동성완화장치'인 것이다. 그러니까 '야, 니들 좀 너무한 것 같은데! 일단 좀 그대로 있어봐봐!'라는거.
정적 VI, 동적 VI의 발동 형태 및 조건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VI, 즉 '변동성완화장치'는 두 가지 형태로 발동된다. '정적 VI'와 '동적 VI'. 두 가지 형태 모두 발동되면 '2분 동안 단일가로만 매매' 할 수 있게 된다. 오늘 '한올바이오파마'에 정적 VI가 발동되자 호가창에 다른 호가가 모두 사라지고 (내 기억으로는) '30,450원'이라는 가격에 고정되어 2분간 매매되었다. 이 2분 동안 매도자도 매수자도 '쿨다운'되는 것이다. 그 후 주가의 움직임은 또 변화를 맞이했다.
두 가지 형태의 변동성완화장치는 그 발동 형태는 같으나 발동되는 조건이 다르다. 좀 복잡한걸 단순하게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정적 VI 발동 조건 : 시가 결정 전에는 전날 종가, 결정 후에는 직전 단일 가격과 비교했을 때, 10% 이상의 변동성을 가질 때
동적 VI 발동 조건 : 현재 체결되는 가격이 직전 체결되었던 가격과 일정 변동성 이상의 변동성(2~6%)을 가질 때
주식 | ETF | 정규 시간 (09:00 ~ 15:20) |
종가단일시간 (15:20 ~ 15:30) |
시간외시장 (16:00 ~ 18:00) |
KOSPI200 구성 종목 |
KOSPI200/100/50, KRX100, 인버스, 채권 |
3% | 2% | 3% |
유가일반/코스닥 | 래버리지, 섹터, 해외지수, 상품 등 기타 지수 | 6% | 4% | 6% |
<동적VI 발동 조건, 참조 : 다올투자증권>
'한올바이오파마'의 정적 VI 발동 후 변화
개인적으로는 '꿀잼'이었다. 아마 '초짜'라서 '주린이'라서 그랬을 거다. 아무튼 난 '쩜상'을 겪었던 그 날, HTS에 손절가를 이미 설정해뒀기에 그냥 지켜보았다. 손절가는 30,000원. 대략 10% 정도 먹는 가격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도달하지 못할 가격'으로 수익실현가를 설정했다. 35,000원. 대충 28% 정도 먹는 가격.
그렇게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호가창과 일봉의 흐름을 지켜봤다. '정적 VI' 발동 후 주가가 그렇게 계속 흘러내려 내가 걸어두었던 손절가에 매도가 됐다면, 그랬다면 아마 깡패 영화처럼 씁쓸한 느낌(주인공도 결국 나쁜 놈인데 싸움에서 이겨서 잘 사는 영화를 보면 난 좀 씁쓸하더라.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아서 그런지 '권선징악'이 좋더라.)을 받으며 수익 10%에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주가는 '정적 VI'를 발판삼아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고, 음봉의 몸통이 점차 짧아져갔다. 그러면서 점심 때에는 그 몸통이 더 짧아져서 '이거 양봉되는거 아냐'란 기대감까지 갖게 만들었다. 이 때부터 마치 마블의 히어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히어로가 나타나 우리 편이 밀리던 전장의 분위기를 한 순간에 반대로 돌려 놓더니, 우리가 이길 것 같은 희망마져 갖게 만드는 그런 스토리의 영화 말이다. 그런 희망을 갖고만 있어도 즐거웠는데 그 희망이 현실이 되었다. 음봉은 양봉이 되었고, 물러가던 적군에게 마지막 펀치를 시원하게 날렸다. 그 덕분에 수익실현가가 발동하여 40% 정도 매도 되었다. 정말 영화가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는데, 우리 히어로의 펀치가 마지막에 너무 강해서 35,000을 넘어버렸다. 하지만, 적군은 순순히 물러나지 않고 내일을 기약하라며 34,400원까지 내려놓고 가셨다. 마지막에 최고가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찝찝하게 끝에 접혔다. 그래도 양봉에 5% 상승해준게 어디냐.
이제 또 다시 손절가와 수익실현가를 어느 정도, 어떤 방향으로 조정할지 미장의 '이뮤노반트'의 주가 흐름을 보고 결정해야 겠다. 아무쪼록 내일도 즐거운 관람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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