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주식을 하게 되었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는 꽤 오랫동안 주식을 해왔었다.
그런데 왜 '어쩌다 보니 주식'이라는 말을 쓰게 되었냐 하면, 정말 어쩔 수 없이, 어쩌다 보니 주식 투자의 '포지션'을 혹은 '방식'을 '장기'에서 '단기'로 전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하자면, '묻어 두는 투자'에서 '단기 트레이딩'에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이전까지 '주식' 혹은 '주식 투자'와 관련된 서적은 1도 읽지 않았었다. 그만큼 주식은 내게 '매매'의 대상이 아니라 '돈을 묻어 두는 장독대' 같은 것이었다.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주식 매매'에 대해 공부하고, 실습하는 것을 기록해나가려 한다.
그리고 그에 앞서 한 번쯤은 내가 어떤 식으로 주식을 투자해 왔는지 정리하고자 이 글을 남긴다.
사회 초년생(2005 ~ 2010) - 적립식 펀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들어가 '수입'이라는게 생기게 되자 자연스럽게 '저축'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하지만, 주변은 '닷컴버블'을 경험하며 '주식'에서는 쓰디쓴 패배를 맛본 사람들과 부동산 청약에 열을 올리던 사람들만 있을 뿐 '주식 투자'에 대해 꿈을 심어주거나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지만, '청약저축'을 제외하고서는 은행 상품(적금, 예금 등)에 내 자산을 넣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 너무 편해 보였고, 결과가 뻔해 보여 마음이 그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그렇게 '투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세요"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상투적인) 말에 이끌려 '적립식 펀드'를 가입하게 되었고, 초창기 때는 펀드들을 비교해보기도 하며 펀드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 공부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일과 사회 관계 속에서 펀드는 그저 '적금'과 다를 바 없이 월급 통장에서 자동적으로 빠져나가는 하나의 통장이 되어버렸다. 수익도 예금보다 쬐끔 더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첫 주식 투자(2011 ~ 2012) - 아가방컴퍼니
'펀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나는 직접 투자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투자할 기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식'과 관련된 책은 한 권도 읽을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똥배짱'과 '무식함'으로 중무장하고 내 생활과 주변인들을 둘러보았다. 그 당시 지인들 중에서 하나둘씩 결혼과 출산을 하기 시작했다. '1'이라는 출산율이 붕괴된 지금과 비교하면 속 편한 수치인지 모르겠지만, 그때도 '1.24'의 출산율로 인해 '저출산'이 사회적 이슈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와 함께 신생아를 가진 부모들은 아이 하나에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데 거침이 없어 보였다. 이 부분이 내게는 큰 흥미로 다가왔고, 결국 투자로 까지 이어졌다.
'펀드'에서 찾은 돈과 '펀드' 들어갈 돈을 합쳐 '아가방컴퍼니'에 투자가 집행한 2011년 1월부터 주가는 기대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처음에 그 이유를 알지 못한채 그 순간을 즐겼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해당 종목이 '대선 테마주'로 거론되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일상이 내게 요구하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추가 투자를 중단한 채 일상에 파묻혔다. '투자 관리', '시장 대응'이라는 개념이 전무했던 것이 오히려 득으로 작용하여 수익은 700%를 찍은 후 다시 400%로 쪼그라들 때까지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2012년 9월 여름, '휴가비'를 위한 매도로 첫 투자의 막은 내렸다.
Vision과 자취 생활(2012 ~ 2014) - 더존비즈온, 락앤락
이 당시를 되짚어보면 정말 '똥배짱' 하나만 있었던 것 같다. 투자할 목돈이 생긴 만큼 둘로 나눠서 투자했다. 투자 종목을 선정했던 이유는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시 나의 사회경험으로는 'ERP'로는 'SAP'이 당연했는데 '더존비즈온'이라는 기업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었났다. 그리고 이 당시 기업의 공시 중 '사업보고서'를 즐겨 보던 때라 해당 기업의 사업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또, 'IT'에 '미래 Vision'이 있어 보였다.
그다음으로 자취생활을 하며 쓰면 쓸수록 마음에 들었던 '락앤락'에 투자를 집행했다. 이 당시 '락앤락'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들의 내용들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여기에 발목을 잡혀버렸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물을 타며 기다리던 반등은 결코 오지 않았다.
락앤락의 추락과 더존비즈온의 재하락에 나의 인내는 바닥을 들어내고 2014년 연말 손실(대략 20% 정도)로 결말을 맞이한다. 지금이라면 더존비즈온이 '쌍바닥'을 그리고 있으니 더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텐데 손실을 보고서도 공부할 생각은 없었다.
대형 우량주 하나(2015 ~ 2018) - 삼성전자
이제 나 또한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는 세월이 찾아왔다. 그와 함께 투자에 대한 방향을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로 옮겨져 왔고, 아주 단순하게 1등 기업에 '몰빵'을 하고 이전처럼 손실은 없겠지란 생각으로 잊어버렸다. 월급이 들어오면 HTS를 들어가 보는 정도였으며, 그럴 때면 추가 매수를 진행했다. 그러다 2016년이 되어서는 이전 손실에 대한 기억은 잊고, 또다시 투자를 중단할 정도로 주가는 올라갔다. 그와 함께 2017년 연말쯤, 삼성전자 '액면분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액면분할 후 내 기대와는 달리 주가는 흘러내려고 난 충분한 수익과 함께 삼성전자에서 하차했다.
전기 시대인가(2018 ~ 2021) -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2018년 내 흥미를 돋구던 뉴스는 'ESS 화재'였다. 'ESS 화재' 사건은 생각보다 자주 터져 나왔으며, 그와 관련된 기업들은 하나 같이 대기업이었다. 이때 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삼성SDI'의 'ESS 화재' 사건이 9시 뉴스에서 연일 떠들 때 투자를 집행했다. 처음에는 삼성SDI 70%, SK이노베이션 30%로 했다가 SK이노베이션을 손절하고 그 금액을 LG화학으로 옮겼다. 그리고 '코로나'와 함께 주가는 고공행진 했으며, 제주도 이주 계획을 구체화시켜가던 2021년 6월 LG화학을 전량과 삼성SDI 일부를 매도하며 다시 한번 정리에 들어간다.
종목 백화점(2022 ~ 현재) - 죽도 밥도 안 됐네
'포스트 코로나'와 '제주도 이주'를 함께 준비하던 시기에 나는 그 동안 해보지 않았던 투자 방식을 채택한다. 이때까지 투자를 할 때 종목에 대한 욕심이 없었는데 이 당시에는 왜 그렇게 불안했는지 모르겠다. 그 불안함이 결국 '투자금 쪼개기'로 행해졌으며 내 계좌는 30개가 넘는 종목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그렇게 투자를 이어온 현재 수익도 손실도 5% 안에서 맴돌고 있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배가 되었다.
변곡점 -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2023년 9월, 변곡점을 만들어 보려 한다. 아니, 변곡점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제주도로 이주를 온 후로 더 이상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져 버렸다. 이런 상황을 대비한 것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한 것도 사실인데 지금은 좋지 못한 상황에 놓여버렸다. 그 결과, 매매 포지션을 지금과는 다르게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왔다. 이젠 '매매 기법'도 배우고, 습득하고, 실전에 응해야 하며, '투자 멘탈'도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3개월 뒤에, 6개월 뒤에, 1년 뒤에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와 동시에 또 한 번 '인생의 목표'가 생겨 즐거움을 느낀다.
부디 '내'가 바뀔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주식 종목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레이딩 3주차, 캔들을 공부하기 시작하다 (1) | 2023.10.06 |
---|---|
트레이딩 1-2주차, 가설을 세우다 (1) | 2023.10.05 |
주식용어, 정적VI, 동적VI(feat.한올바이오파마) (2) | 2023.10.04 |
트레이딩 5주차, 첫 상한가를 맞다(feat.한올바이오파마) (0) | 2023.09.27 |
어쩌다 주식 트레이딩 (0) | 2023.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