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아직도 테마가 남아 있나?

오늘(2023.10.31) '거래량 상위 종목' 중 하나였던 '모비스'가 궁금해서 찬찬히 봤다. '빅사이언스', '핵융합', '가속기' 등의 키워드로 소개되어 처음에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기업이 상장되어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그런데 실상 그 키워드로는 매출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매출은 '임상 용역'으로 나는 것에 실망했다. 아직은 더 공부해야 하는 기업이지만, 일단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보자.

 

모비스 기업 개요

'기초과학'이란 말이 멋지고 뭔가 웅장한 느낌을 준다(홈페이지)

2000년에 설립된 '모비스'의 초장기는 대기업에 응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 및 납품하는 기업이었다. 삼성전자에 '홈네트워크용 스마트패드'를 납품하거나 KT에 '영상단말기'를 납품하였다. 이 당시에도 '스마트팩토리' 관련 IT 솔루션도 개발해 나갔다. 2010년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기초과학 특수정밀 제어회사'를 표방하기 시작했다. 그 후 2011년 가속기용 제어시스템 개발에 성공하여 2012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제어시스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한다. 이런 '빅사이언스(기초과학 거대시설물)'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2017년 스펙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빅사이언스 시설물인 핵융합발전로와 가속기의 정밀 제어를 담당하는 시스템과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모비스 기업 실적

모비스 실적(네이버 금융)

매출도 아직 크지 않으며, 영업이익은 매년 적자인 상황이다. 그에 반해서 부채비율은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흑자전환을 꿈꾸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모비스의 매출 비중(전자공시 재작성)

앞서 언급했던 '빅사이언스', '핵융합', '가속기' 등으로 가슴이 웅장해졌다면, 매출 실적을 보고 나면 뭔가 모르게 쪼그라드는 느낌이다. 웅장한 것과 관련된 매출은 '7.30%' 밖에 되지 않으며 '임상 용역'을 통한 매출이 75%에 육박한다. 이 매출 구조를 이해하려면 '모비스' 관련 기업들을 알아야 한다. '모비스'는 의외로 M&A를 적극적으로 해온 기업이다.

2017년 11월, '모비스'는 국내 조달 1위의 보안 솔루션 기업인 '휴네시온'의 지분 14.4%를 취득했다. 이를 통해 '모비스'에서 개발 중인 '머신러닝'을 보안분야에 접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업적으로는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9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여 P2P 광고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블록베이스'의 지분 80%를 취득하였다. 2019년 1월, 임상수탁업체(CRO)인 '에이디엠코리아'의 지분 43.87%를 확보하였다. 이는 또다시 머신러닝과 바이오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단순히 '에이디엠코리아'가 '모비스'를 먹여 살리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또, '에이디엠코리아'의 자회사인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는 'DNA 니들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을 출시하였다. 2022년 1월, '모비스'는 스마트팩토리 통합 플랫폼 기업인 '제이에이알시스템즈'와 합병하였다. 현재 '휴네시온'과 '에이디엠코리아'는 코스닥 상장사이다.

 

모비스 주가 차트

모비스 주가 차트(네이버 금융)

올 8월 국내 증시가 '초전도체'로 들썩일 때, '모비스'도 관련 테마주로 언급되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초전도체' 바람이 지나가자 바로 '중입자 치료 테마주'에 편승하여 9월부터 다시 큰 폭의 변동성을 가져가고 있다.

 

모비스 기업 이슈

사채 관련 내용(2023 반기보고서)

10월 17일, '모비스'는 정말 뜻밖의 공시를 냈다. '자기사채(제3회차 전환사채) 소각 결정'이라는 공시는 정말 생각밖의 공시였다. 지금까지 '테마'로 올랐던 주식 시세도가 이 공시로 인해 기업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올리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전환사채가 소각되면, 시장에 풀릴 수 있었던 신규 주식이 없어진다는 얘기니 호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모비스 투자 아이디어 정리

	2020	2021	2022	2023(E)
매출액	139	152	197
영업이익	-4	-13	-40
당기순이익	1	-16	-62
영업이익률	-2.83	-8.76	-20.42
매출액증가율	13.53	9.52	29.25
영업이익증가율	77.83	-238.80	-201.37
EPS	-45	-70	-179
PER
현금배당수익률

지금까지 '모비스'는 휘발성 호재로 시세가 급등했다가 조정받고, 급등했다가 다시 조정받는 모양새였다. 사실 '초전도체' 바람이 불기 전까지는 1,800원대 하던 주식 시세가 현재 5,770원까지 올라갔다. 이걸 유지하려면 본업의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실적으로 봤을 때 희망과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더욱 크다. 현재 매물대가 쌓인 것도 아니고, 이평선이 역배열로 돌아선 것도 아니지만, 추세 유지가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다만, 이제 시장의 눈에 들어온 종목이고,  가진 테마가 많은 만큼 '모비스'는 앞으로도 '테마주', '관련주'로 눈에 자주 띌 것 같다. '중입자 치료', '신약 개발 머신러닝', '지분 매각', 에너지 P2P거래'가 지금 떠오르는 테마다. 이러한 테마들이 터질 때마다 '모비스'는 '거래량 상위 종목', '상한가', '급등주'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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