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당근으로 중고차 구입 후기

제주도로 이주하고 난 후로 정말 중고거래 어플인 '당근'을 많이 활용하게 된다. 육지에 있을 때는 '당근' 거의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다시 기억을 떠올려봐도 제주도 이주를 위해서 살림살이를 정리할 때 써본 것 외에는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중고거래를 많이 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데 제주도로 이주한 이후로 '당근'을 활용해서 중고물품 거래는 당연하고, '일자리'도 구해봤고, 반대로 '구직 광고'도 올려봤다. 그만큼 제주도에서는 '당근'의 활용도가 높다. 그리고 이번에 '당근'을 이용해서 '중고차'까지 구입했다. 그 후기를 남겨 보시겠다.

 

당근으로 중고차 알아보기(feat. 알림설정)

이번에 실제 구입한 차량

'당근'도 여타의 다른 중고차 거래 어플과 사용법이 대동소이하다. 그렇기에 한 번이라도 중고차 거래 어플을 구경해 본 사람이라면 아주 손쉽게 사용가능하다. 우선 내가 활용했던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중고차 직거래 메뉴에서 필터 설정하기

당근의 '내 근처' 매뉴

우선 당근 어플을 열어 '중고차 직거래' 메뉴로 들어간다. 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던데 '당근'은 '홈' 화면보다 '내 근처'가 훨씬 유용하다. '홈'은 단순 중고 거래에 머물러 있지만, '내 근처'로 들어오면, 알바, 중고차 직거래, 부동산 직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다.

필터를 사용해서 내가 원하는 차량을 찾아보자

필터에서 걸 수 있는 조건들

'중고차 직거래' 메뉴로 들어오면, 검색을 통해서 바로 원하는 차를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걸러주기 위해 아래로 내려 '필터'를 찾기 바란다. '필터'를 통하면, 차종, 연료, 가격, 연식, 주행거리를 비롯해서 변속기까지 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필터'로 내가 원하는 조건을 선택하고 '적용하기'를 누르면, 내 조건에 맞는 차량들을 볼 수 있다.

 

2. 필터를 통해 알림 설정하기

하단에 알림 받기를 눌러야 알림이 설정된다

알림 관리 버튼

필터로 조건을 걸어두었다면, 조건에 맞는 차량이 올라올 때 바로 알 수 있도록 '알림'을 설정하자. 내가 괜찮다고 하는 차량들은 남들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래가 빨리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알림'을 통해 매도자가 팔고자 할 때 빨리 알 수 있어야 한다. 이게 중고 거래의 묘미다. 물건이 날 기다려주지 않는다. '필터'를 통해 내 조건에 맞는 차량들 사진이 나오면 그 화면을 내려보자. 그러면 알람 설정을 물어보는 글, "이 조건으로 알림받기"가 아래에 나타난다. 이렇게 해두면 '당근' 어플을 통해 알림이 온다. 설정한 '알림'은 '중고차 직거래' 메뉴 상단에 있는 '알림 관리'를 통해 삭제가 가능하다. 알림을 수정하고 싶다면 다시 조건을 걸고, 적용한 후에 '이 조건으로 알림받기'를 또 누르면 된다.

 

3. 차량 확인하기

동일 차종의 이전 판매가를 알려준다

차량 옵션과 매도자의 차량 소개

조건에 맞는 차량이 나왔다면, 차량을 확인하자. 차량 사진을 통해 내외관을 확인하고, 해당 차량과 비슷한 차량들과 가격도 비교해 보자. 가격이 괜찮은 건지 옵션을 통해 확인하고, 매도자가 간략하게 적어둔 '차량 소개'에서 특이사항이 있는지 알아보자.

 

4. 마음에 든다면 서둘러 말을 걸자

차량이 마음에 들면 서둘러 채팅하자

채팅을 통해 차량에 대해 궁금한 것도 물어보자. 거래를 위해 몇몇 매도자들과 채팅도 해보고, 만나보기도 했는데 일부 매도자들은 자신들의 차량의 정확한 '모델명'이나 '옵션'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모델명'은 모를 수 있는데 '옵션'까지 틀리게 정보를 넣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걸 채팅에서 확인하거나 만나서 협상의 여지로 사용할지는 매수자가 선택하라. 헌데 매도자는 채팅으로 꼼꼼하게 묻는 사람보다 만나러 오겠다는 사람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너무 먼 곳이 아니라면 빨리 약속을 잡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 차량들을 봐야 살지 말지 결정할 수 있고, 사지 않더라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으니 말이다.

 

5. 실제 거래하기 - 선수금과 차량 인수

선수금은 매도자가 요구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개인간 거래니 선수금을 줘도 불안하고, 안 줘도 불안할 수 있다. 일단 우리는 10만원을 선수금으로 걸었다. 그리고 차량은 인수 받기 위해 매도자와 함께 '차량등록소'를 가서 모든 절차를 마무리 했을 때 나머지 잔금을 치렀다. '차량등록소'를 갈 때 우리처럼 매수자와 매도자가 함께 가는 것이 가장 간단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다. 함께 가서 그곳에 준비되어 있는 '거래 계약서'를 작성하고, 각 종 인지 및 수수료를 내고, 보험 가입을 조회해서 확인받고 나면 끝나는 것이다. 만약 한쪽이라도 없다면, 개인 정보(주민등록 번호, 주소, 연락처 등)를 상대에게 넘겨야 하기에 찝찝하기만 하다. 인감 증명서를 준비하기 때문에 그런 건데 아무래도 앞으로 다시 볼 사람이 아닌데 찝찝하다. 그러니 가능하면 함께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선수금을 줬을 때와 차량 상태가 다르다면 이것도 바로 가격 협상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매도자와 매수자가 함께 가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매수자는 자동차 보험을 거래가 이루어지는 날짜를 시작일로 가입해야 한다. '차량등록소'에서 보험 가입 조회가 가능하기에 예전처럼 '보험 가입증'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6. 주의사항

'당근'을 이용한 개인간 중고차 거래에 있어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1) 가격, 외관, 차량 상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결정하고 차량을 검색하라.

나의 경우는 외관을 거의 무시했다. 어짜피 제주도에서 출퇴근이나 가까운 거리를 나 혹은 집사람이 혼자 타고 다닐 차량을 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외관'을 중시하게 되면, '가격'은 당연히 올라간다. 나는 '250만원 미만의 2011년 이후 경차 중 사고가 없는 차'를 확고히 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내 차 피해'는 없는 2012년식 경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구입 후에 정비소에 갔을 때도 아주 만족스러운 상태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만난 지인은 '가격'만 중시하다보니 싸게 사긴 했는데 구입 후에 차량 가격만큼 수리비가 들었다. 중고차는 이런 걸 감안해야 한다.

 

2) 차량을 처음 봤을 때 꼼꼼히 살펴라

타이어는 당연하고 차량 보닛도 열어서 꼼꼼히 살펴라. 잘 볼 줄 몰라도 살펴보면서 차량 주인한테 물어봐라. 그러면 가격 협상이 쉬워진다. 무조건 차량 이상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보면서 이것 저것 물어보기라도 해라. 그리고 안전벨트도 끝까지 당겨 침수차가 아닌지 살펴보라. 제주도 차가 침수될 일은 없지만, 육지에서 온 차량이라면 확인한다고 나쁠 것은 없다.

 

3) 거래하기로 했으면 사진을 찍어둬라

차량 외부와 주행 거리 정도는 찍어두는 걸 추천한다. 

 

결과적으로 얼마를 아꼈나('당근' 안내 기준)

'당근'에서 안내하는 절약 비용

1) 딜러 매도비 45만원 - 이건 확실히 아꼈다. 지역마다 '딜러 매도비'가 상이한데 제주도는 45만원이었다. 딜러들 마다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방문했던 제주도 중고매매상은 45만원을 얘기했다.

2) 딜러 매매알선 수수료 - 이건 모르겠다. 제주도에서 중고매매상에게 상담을 받았을 때 매도비 외에 수수료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3)  이전 비용 - '당근'에는 5만원이라고 나오는데 실제 들어간 돈은 5천원 정도였다. 그리고 매매상을 통했어도 이 비용은 '경차'이기 때문에 무료로 진행해준다고 얘기했다.

4) 차량 구입 비용 - 이 부분이 상당히 절약한 부분이다. 실제 중고매매상을 몇 군데 방문했을 때 지금 구입했던 차량과 동일 연식에 비슷한 주행거리(8만~12만 사이)를 가진 차량들이 400만원이 넘었다. 외관은 더 좋았지만, 다들 사고 경력이 3차례 이상이었던 걸 생각하면 살 수가 없었다. 딜러들에게 물어보니 육지보다는 5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했다. 아무래도 제주도의 특성상 선적비용을 생각하면 딱 그만큼 비싼 게 이해는 됐다.

 

내가 220만원에 구입했으니, 못해도 150만원 정도를 아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이 돈으로 추후 있을지 모를 차량 수리에 쓰는 게 낫지 않은가. '당근'으로 중고차 구입은 현재 아주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