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오티베큠, 신규 수주부터 확인하고 검토하자

주식 투자를 하면 좋은 점이 '기업'의 창업과 성장 과정을 보면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엘오티베큠'은 '창업자'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엘오티베큠'을 단순히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다가 점점 더 '창업자'에 대해 궁금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 있었지?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 거지? 이런 궁금증과 함께 창업자가 보여준 판단력, 결단력 그리고 영업력에 '오흥식 대표'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그래서 '엘오티베큠'에 대한 이야기는 '창업자'인 오흥식 대표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1. 엘오티베큠 기업 개요(업종)

엘비티베큠 오흥식 대표(홈페이지)

 

1) 독일 레이볼드 베큠(Raybold Vaccum)의 임원과 인수

'오흥식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반도체장비 오퍼상에 입사한다. 주력 제품은 '분석기'를 영업하며, 수출입업무와 반도체 생산 공정 등을 배웠다고 한다. '장비국산화'에 뜻이 있던 오 대표는 수출입 사업에만 집중하는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 지사를 설립 중이던 독일 '레이볼드 베큠'으로 이직하게 된다.

당시는 국내 반도체라인을 경쟁사인 영국 '애드워드'가 장악하고 있을 때였다. 입사 2년차에 오 대표의 영업력으로 '레이볼드' 사의 진공펌프가 '삼성전자'에서 점차 점유율을 가져가기 시작한다. 그의 실적은 매년 늘어났으며 '레이볼드' 사에서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직원에게 주는 '세일즈어둬드'를 98년부터 4년 연속으로 수상한다. 99년 드디어 그는 한국 지사의 임원 자리에 올라선 후 기업의 발전을 위해 한국에 조립공장을 세워야 한다는 자신의 구상을 독일 본사로부터 승낙을 받아낸다.

조립공장은 2000년에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2001년 반도체 경기가 급냉하자 독일 본사는 '드라이펌프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중단된다. 이에 그는 자신이 '레이볼드 베큠'의 한국 공장 인수를 계획하게 된다.

12년간 근무하면서 쌓아온 독일 본사와 오 대표 간의 신뢰로 인수 계획은 진행된다. 매입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개인이 모든 금액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독일 본사는 일부 현금만을 받고 나머지는 추후 수익에서 받기로 하는 결정을 내린다.

 

2) 엘오티베큠 설립과 상장

2002년 오 대표는 '엘오티베큠(Leader Of Technology Vacuum)'이라는 기업을 설립하여 인수 작업에 들어간다. 독일 본사인 'Leybold Vaccuum'으로부터 진공펌프 한 개 모델에 대한 영구사용권을 계약 후 미국 피츠버그 공장에서 기술 이전과 생산 그리고 설비 이전까지 한꺼번에 진행한다. 복잡한 실무 과정 속에서도 2002년 인수 첫 해에 67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2003년에는 212억 원, 2004년에는 333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2005년 10월 '코스닥' 상장을 이뤄낸다.

 

3) 엘오티베큠의 건식 진공 펌프

'진공펌프'는 밀폐된 공간을 '진공'으로 만들어 주는 장비다. 밀폐된 공간의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안에 있는 기체분자들을 빨아드려야 하기 때문에 '펌프'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기체분자'를 빨아드리는 역할을 하다보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과 같이 생산 공정에서 '청정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현장에 사용된다. 특히, 반도체 생산공정의 경우 예전보다 더 많이 '건식 진공 펌프'를 사용하고 있다. 증착(CVD) 공정에서 사용되던 것이 이제는 식각(Etching), 이온주입(Ion Implantation), 확산(Diffusion) 공정까지 확대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진공펌프'의 활용이 '태양전지'와 '2차전지'까지 확대되고 있다.

 

4) 삼성전자 투자 유치

엘오티베큠의 5% 이상 지분 보유 주주(2023년 3분기 보고서)

 

2020년 11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현재 7.12%의 지분을 보유하여 '삼성전자'가 2대주주로 되어 있다.

 

2. 엘오티베큠 기업 실적

엘오티베큠 실적(네이버 금융)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던 '엘이티베큠'은 2021년 중국의 태양광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다시 한번 급등하게 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태양광에서 매출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엘오티베큠 매출 현황(2023년 3분기 보고서)

 

진공펌프 한 개 모델에 대한 영구사용권을 가지고 시작한 후 지속적인 기술발전을 이뤄 지금은 한 분야의 다양한 제품으로 3,0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3. 엘오티베큠 주가 차트(코스닥 코스피)

엘오티베큠 장기 차트(네이버 금융)

 

'뒤늦게 '좋은 기업'이 '좋은 종목'으로 발굴돼서 엄청나게 급등한 것 같다. 그 덕에 급락이 따라온 것 같은 주식 시세의 모양새다.여기서 딛고 일어설지, 아니면 같은 자리를 맴돌지는 알 수 없다.

 

4. 엘오티베큠 기업 이슈

1) 수주잔고 급감

엘오티베큠 수주 잔고(전자공시)

 

그 동안 조금씩 늘어왔다가 조금 줄었다면 모르겠지만, 급격하게 늘었던 수주가 급격하게 줄어든 만큼 시장의 우려와 타격이 크다. '고금리' 시장 상황이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태양광 투자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전 세계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방향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 속도가 꺾여버리면 시장의 반응은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만약 중국의 태양광 투자가 줄어들더라도 내년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그리고 2차 전지 쪽에서 매출이 늘어나서 줄어든 수주잔고를 메워준다면 모를까 수주잔고가 계속 하락한다면 당연히 시장은 '엘오티베큠'의 레벨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주영(현 엘오티씨이에스) 인수

'엘오티베큠'은 2022년 1월, 공시를 통해 '반도체와 LCD 제어 장비 제조업체'인 '주영'을 27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사업다각화와 시너지 창출'을 인수 사유로 알렸는데, 정말 이 부분에서 어떤 시너지가 날지 알 수 없다. 특히, 2022년 인수 이후에 2020년 467억, 2021년 569억원이던 매출이 380억으로 줄어든 만큼 이에 대한 우려도 발생한다.

 

5. 엘오티베큠 투자 아이디어 정리

	2020	2021	2022	2023(E)
매출액	1712	2596	3742
영업이익	42	264	298
당기순이익	40	207	221
영업이익률	2.43	10.15	7.97
매출액증가율	13.97	51.60	44.15
영업이익증가율	504.25	533.61	13.12
EPS	242	1151	1383
PER	78.67	14.94	8.17
현금배당수익률	0.26	0.58	0.88

 

올해는 4000억을 넘는 매출을 올려 최대 실적이 거의 확실하겠지만, 결국 내년 중국에서 오는 수주가 문제다. 주식 시세는 선반영하기 때문에 이 수주가 줄어버리면 지금과 같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과연 국내 반도체와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하는 수주가 중국의 떨어지는 수주를 다 채워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오히려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따라서 지금은 투자를 미루고 관망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전자공시를 통해 추가적인 공급 계약 체결을 확인하는지 보고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 '좋은 기업'인 만큼 다시 '좋은 종목'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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